"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위 질문에 고민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 사회에서 꿈은 부담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위기가 청년들의 실업률에 큰 타격을 주면서 청년들은 꿈의 실현보다 안정적이고 쉽게 취업하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

꿈과 현실,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자신의 길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19세 한 청소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녀는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조용하고 깔끔한 분위기의 작업실, ‘스튜디오 본연에서 김지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작가의 꿈을 키우다.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지한 작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지한 작가

"원래는 사진을 취미로 했었어요. 학교행사에서 사람들을 찍고, 카메라 다루는 법도 알아가니 재밌게 느껴졌죠. 그러다가 나만의 사진 스타일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내 집 주변에서부터 학교 풍경, 그리고 후배들을 찍으면서 사람을 촬영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어요." 

대안학교 '보물섬 학교'를 다니던 김지한 씨는 늘 본인의 이야기를 예체능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에 사진에 점점 흥미를 느끼면서 본인만의 사진 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위해 SNS를 통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직접 모델을 만나서 촬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진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담고, 그에 맞는 모델을 모집하면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나만의 스튜디오를 마련하다.

"이번에 학교를 나오고 홀로서기를 하게 되면서, 정기적으로 출근해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제주 내에 일반인이 스튜디오를 빌릴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고, 있더라도 한 시간 촬영에 사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죠. 그래서 작업실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이전 작업실을 구했었는데, 공사한다고 이것저것 말이 많아서 최근에야 지금 이 작업실로 오게 되었죠." 

그녀는 작업실이자 스튜디오를 마련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절대로 쉽지만은 않았다. 아직 청소년이라 창업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땅한 제도도 없었고, 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스튜디오 계약과 같이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도움을 받고, 스튜디오 조명이나 카메라 렌즈 등 스스로 힘으로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마련했다. 그렇게 김지한 작가와 스튜디오 본연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스튜디오 본연(本然)의 내부 사진
스튜디오 본연(本然)의 내부 사진

"제가 '카메라의 시선으로 당신을 본다.'라는 뜻으로 '시카(SICA)'라는 활동명을 쓰고 있어요. 그러다 문득 그 사람의 진실한 모습,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의미의 본연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스튜디오 본연'이라는 이름을 담았어요."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모델분께 포즈를 제시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리고 아직 좋은 장비를 마련하지 못해서 사진 퀄리티에 대해 아쉬움이 있죠. 빨리 사업자를 내고 돈을 벌어서, 더 좋은 장비를 사고 싶어요."

힘든 부분에 대해 언급하며 이내 아쉬운 내색을 보였지만, 더 좋은 장비를 사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어느새 얼굴에는 희망과 설렘이 드러났다.

김지한 작가가 당시 촬영한 작품  '천애고독(天涯孤獨)'
김지한 작가가 당시 촬영한 작품  '천애고독(天涯孤獨)'

"최근에 했던 촬영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었어요. 특히 고생했던 촬영이라서 기억에 남는데, 바닷가에서 욕조를 활용해 찍는 날이었죠. 운전을 제가 못하다 보니까 운전해주실 분을 구해서 시외에서 바닷가로 욕조를 옮겨왔어요. 그렇게 욕조에 물을 채워서 촬영하는데, 심지어 날씨도 쌀쌀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다들 엄청나게 고생했죠. 근데 그만큼 작업물은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앞으로 사진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그녀는 잠깐의 고민 끝에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항상 잡지에 내 사진이 실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내 이야기가 담긴 사진이 매체나 잡지를 통해 타인에게 전달되는 것이 사진작가로서 목표에요. 또 시각적으로 뮤즈가 되는 모델, 연예인분들과 작업해보고 싶고, 자연으로 유명한 제주도에서 현대적이고 멋진 커버를 만들고 싶어요."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지만, 말투와 표정에서 명확한 목표와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기존에 영상, 영화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김지한 작가는 현재 단편영화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단편영화의 BGM 제작을 위해 음악까지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그녀에겐 어떤 것이든 본인의 이야기를 잘 담을 수 있다면 언제나 시도해보겠다는 의향이 있었다.

#김지한 작가의 꿈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잠깐의 고민 끝에 "제 꿈은 투잡, 쓰리잡을 뛰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에요."라고 답했다. 사실, 김지한 씨는 현재 쓰리잡을 뛰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영상 프로젝트를 만드는 교사로, 한 회사의 직원으로, 그리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사진과 영상 일을 할 때면 행복하다.

"제가 처음 인물사진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저를 도와주신 작가님이 있어요. 그분이 저를 스튜디오에 초대해서 카메라를 주시면서 직접 가르쳐주셨어요. 작가님이 처음 시작하면서 답답하고 막연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해주시고, 학생이니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다 물어보라고 해주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시도를 하고 보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현실과 꿈,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실에서 경제적 능력의 한계가 있더라도 틈틈이 시간을 내서 작품을 보고, 시나리오를 짜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그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고, 그 분야의 사람들에게 연락해보고, 사소한 것부터 배우려고 하는 그런 열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당장 돈을 들이지 않아도 카메라를 빌릴 수 있는 것처럼 언제나 방법은 있어요. 저도 가정용 카메라로 촬영하고 다니고 있거든요. 이렇게 단계마다 천천히 해내면 언젠가 나이에 상관없이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김지한 씨가 지금 사진작가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꿈에 대한 확신이 들면 실행하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 사이 고민하는 청년, 청소년들에게 감히 말해본다. 몇 번 더 고민해보는 것도 좋지만, 그에 대한 확신이 든다면 화끈하게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2021신문제작실습/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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