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대중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1박 2일>,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PD와 제작진들이 대중들과 가까워졌고, 2015년 KBS 드라마 <프로듀사>로 PD와 방송국이 어떻게 어떤 일을 하는지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방송국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대중들에게 알려지자 방송국 취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하지만 방송국 취업에 관심이 생긴다고 해도 방송국에서 어떤 일을 할지 정확하게 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일을 할지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방송국에 몸을 담고 있는 인물을 만났다. 방송국에 관련한 모든 것, 방송국 취업에 대한 정보. 양호근 KBS 영상제작감독과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자.

▲ 양호근 KBS 영상제작감독 (언론홍보학과 03학번)
▲ 양호근 KBS 영상제작감독 (언론홍보학과 03학번)

“방송국에서 일하다 보면 북한에도 갈 수 있고, 아프리카에도 갈 수 있고, 남북극에도 갈 수 있고, 아마존에도 갈 수 있습니다. 그것도 돈을 받으면서 말이죠. 그리고 촬영을 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당연히 저희들도 늘 새로운 것을 보고 즐깁니다. 방송국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면서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지요. 게다가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큰 보람입니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를 졸업한 양호근 영상제작감독이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냐는 질문에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얼굴로 한 답변이다. 양호근 감독은 처음부터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지 않았다. 기자가 되고 싶어 제주대학교 신문사에서 학생기자 생활을 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인터넷 신문기자로 일했다. 양 감독은 왜 기자를 그만두고 방송국으로 취업을 하게 됐을까?

그는 이 질문에 “매일 일어나는 사건·사고 보도보다는 장기적으로 깊이 있게 취재하는 기획취재가 저한테는 맞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저에게 PD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PD를 준비하게 됐습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PD라는 직업으로 방송국에 취업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자 마음먹은 양호근 KBS 감독은 세명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인문사회교양과 글쓰기 같은 기본기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 관련한 전문지식도 배웠다. 이런 배움은 방송국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PD로 방송국 입사를 준비했고 PD로 입사를 했다. 그렇다고 방송국에 PD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팀을 이루어 일을 한다. 그 팀에는 PD가 있을 수 있고, 영상제작감독(촬영 감독)이 있을 수 있고, 작가, FD가 있을 수 있다. 앞서 말한 모든 직업이 팀을 이룰 수도 있다. 또, 각각의 직업마다 성격과 하는 일이 다르다.

▲ 방송국 업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방송국 업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PD는 가족에 비유하자면 어머니에 가까운 역할을 합니다. 살림살이를 챙겨야 하고, 인건비 집행 등 경제적인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PD는 다른 스텝과의 소통이 대부분의 역할입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영상제작감독은 가족에 비유하자면 아버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접 현장에 나가서 좋은 그림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종 결정은 PD가 하지만 현장 지휘는 영상제작감독이 합니다. 의료 쪽으로 따지면 현장과 가깝기 때문에 간호사와 같다고 할 수 있죠."

그는 대학 졸업 후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느낀 것을 가족, 다른 직업군에 비유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양호근 촬영 감독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느낀 감정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설명하는 양 감독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쳤다.

하지만 양 감독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직업인 작가, FD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앞서 설명한 직업과 다르게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작가는 촬영 현장에 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로그램이 나무라고 생각하면 작가는 나무의 줄기 혹은 뼈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D는 계약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통 2년 계약으로 재계약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있죠. FD는 스튜디오물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PD의 말을 전달하는 스피커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취준생이 꿈꾸던 방송국에 입사를 하고 첫 출근을 하기 전 많은 걱정을 할 것이다. ‘적응을 못하면 어쩌지?’, ‘방송국 텃세가 심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말이다. 이런 걱정에 대한 질문에 “제가 일하고 있는 KBS는 공영방송국이고, 일했던 JIBS는 민영방송이기 때문에 두 방송국의 성격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방송국 모두 내부 직원들 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답변으로 양 영상제작감독은 방송국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양호근 영상제작감독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더라도 하나의 경험이 되어 미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양호근 감독은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방송국에서는 PD, 영상제작감독으로 일을 했고 하고 있다. 그는 영상제작감독으로 5년을 일한 뒤 작가가 되어 한 번 일 해보고 싶다 말했다. 취업을 하더라도 그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자신의 취업 준비하던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자신의 취업 준비하던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데엔 어떠한 능력이 특별히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볼 때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은 팀으로 일하는 것이니까요. 요즘 취준생들은 코로나19로 취업에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채용공고 자체가 없어서 마냥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해외여행을 가지도 못하니 특별한 경험을 쌓기도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기를 다지는 데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랄게요. 뭐든 나에게 견딜만한 스트레스를 주면서 큰 그림을 그리시길 바랄게요.”

양호근 KBS 영상제작감독은 미래에 자신의 후배가 될 청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꿈을 좇아 결국 그 꿈을 이룬 한 청년이 전한 이 정성스러운 말들이 꿈을 위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마음속에 전달되어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으면 한다.

<2021 신문제작실습/ 양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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