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대학교 내부에도 페미니즘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많은 논쟁이 있었다. 대학교 페미니즘 담론이 뜨겁게 오가는 한편, 제주대학생들은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신문제작실습조는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4일 동안 제주대학생 114명(남 54명, 여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대인 설문조사방법’을 통해 페미니즘 인식을 조사했다.

#1. 10명 중 3명 ‘학내성차별 존재’, 5명중 1명 ‘성차별 느낀 경험 있어’ 

 ‘제주대 내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는 질문에 35%가 ‘존재한다’ 응답했으며 21%는 성차별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을 느꼈다고 응답했던 24명을 대상으로 ‘성차별을 느꼈던 상황은 언제였습니까?’라는 질문에 ‘학과 생활’(33.3%)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수업 중’(30.3%), ‘MT 및 OT’(15.2%)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제주대학생 114명을 대상으로 ‘학내에 가장 많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는 성차별 유형’으로 성차별적인 발언(34.5%)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신체적, 심리적 불안(16.6%), 활동의 제한(11.7%) 순으로 나타났다.

#2.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은? 여학우 ‘좋아요’, 남학우 ‘글쎄요’

 페미니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어땠을까? 여학생의 과반수(68.3%)가 페미니즘에 긍정적이었으며 78.3%가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응답했다. 반면, 남학생은 절반 이하(38.9%)가 페미니즘에 긍정적이었으며 51.8%가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응답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성별 간 차이가 드러났는데, 남학생의 24.1%가 페미니즘에 부정적이었으며 16.7%는 페미니즘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여학생의 3배 이상 되는 수치(6.7%, 5%)로 나타나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인식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총여학생회 ‘도움 되었다’, 페미니즘 캠페인은 ‘참여할수도’

 학내 성 평등을 담당하는 총여학생회에 대한 제대인 114명의 생각은 어땠을까? 긍정적인 응답(40%)이 부정적 응답(31%)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여학생회 활동에 대해 성별 간 차이가 있었는데, 여학생은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적 응답을 47.2%로 가장 많이 응답한 반면, 남학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부정적 응답이 40.7%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추후 제주대 내 페미니즘 캠페인이 생긴다면 참여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6.5%가 ‘참여하겠다’ 답변했으며 ‘추후 페미니즘 동아리가 만들어진다면 참여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4. 숫자 밖 제주대 페미니즘

 ‘저는 김치녀(한국여성을 비하하는 은어) 싫어해서 설문 안 하고 싶은데요’

 일부 남학생은 페미니즘과 설문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일부는 설문을 거부하려고 했고 또 다른 일부는 ‘학내 성 평등을 위해 제일 먼저 개선되어야 할 일’에 대한 기타 응답으로 ‘총여학생회 폐지’, ‘남성 인권 강화’, ‘역차별 개선’ 등을 꼽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설문조사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설문하며 자신이 받았던 성차별 경험을 친구들과 얘기하는 학생도 있었고 이 설문조사로 여성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됐다고 말했던 학생도 있었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설문을 했던 학생들도 있었다. 한 학생은 신 앞에서 남녀는 공평하다며 성경공부가 남녀평등의 길이라 주장했다. 이처럼 설문지를 받아 든 114명의 반응은 수치화 시킬 수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부를 ‘성 평등 정부’로 만들어 유리천장(직장 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으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을 없애겠다 발표했다. 제주대학교 역시 학내 공식/비공식적 페미니즘 강좌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며 캠페인 역시 예전보다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114명을 넘어선 일만아라인의 마음 속 페미니즘이 앞으로 어디에 자리 잡게 될까? 그 변화가 궁금하다. <2017 신문제작실습 / 강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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